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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f-Portrait with Paradise Birds (Self-Portrait in Front of Chinese Screen). Courtesy of Art Properties

현재에 깃든 영속성을
표현하는 붓질

플로린 스테트하이머

Florine Stettheimer 1871~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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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piration

회화부터 무대 디자인까지 매체를 넘나들며
화려하고 정교한 필치로 뉴욕 미술계를 기록한
재즈시대의 인플루언서, 플로린 스테트하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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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A. Juley & Son, Florine Stettheimer (circa 1917–20).
© Smithsonian American Art Museum.

2019년 봄부터 4개월 동안 문을 닫고 약 4억 5천 달러를 투입해 새 단장을 마친 현대미술의 성지 모마는 509호를 스테트하이머의 그림으로 채웠다. 전시실의 타이틀은 ‘Florine Stettheimer and Company’. 미국의 화가이자 시인이며 가구, 무대 세트, 의상 디자이너였던 플로린 스테트하이머는 매체를 가리지 않는 예술가인 동시에 당시 뉴욕에서 제일가는 살롱 호스트였다. 그녀가 별나게 꾸민 자신의 집에서 연 파티는 온갖 명사로 북적였고, 그들의 면면은 가족을 비롯해 스테트하이머의 정교하고 화려한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902번 방에 걸려 있는 <The Cathedrals of Art>(1942)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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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athedrals of Art (1942).
Collection of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뉴욕 아트 신의 환상적인 초상화인 이 그림에는 모마, 메트, 휘트니를 비롯해 당대 미술평론가, 딜러, 아티스트들이 등장한다. 전쟁을 피해 망명한 유럽의 초현실주의자들과 뉴욕 아티스트가 뒤섞여 새로운 기운을 뿜어내는 당시 뉴욕 미술계를 상상하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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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f-Portrait with Paradise Birds (Self-Portrait in Front of Chinese Screen). Courtesy of Art Proper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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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rine Stettheimer, A Model (Nude Self-Portrait), 1915. Art Properties, Avery Architectural and Fine Arts Library, Columbia University in the City of New York. Gift of the Estate of Ettie Stettheimer, 1967

플로린 스테트하이머는 자신의 그림 속 등장인물처럼 자유롭고 풍요롭게 인생을 누렸다. 그녀는 자유주의자이자 페미니스트로서 결혼이 여성의 창조적 삶을 속박한다며 어머니, 자매들과 함께 독신으로 살았다. 1915년 여성 작가 최초로 추정되는 누드 자화상을 그렸으며 여성 분신인 로즈 셀라비로 작품을 발표할 시기의 마르셀 뒤샹과 가깝게 지내기도 했다. 당시 뉴욕은 동성애가 불법이었지만 스테트하이머가 주관한 살롱 파티에서는 그 누구도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길 필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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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ork – Liberty, 1918. © artist or artist’s est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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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 Portrait, II, 1933. Gift of Miss Ettie Stettheimer © Estate of Florine Stettheimer

스테트하이머의 그림은 당시의 시대상을 생생하게 전한다는 점에서도 가치를 지닌다. 1918년 겨울, 독일의 항복으로 1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이를 자축하기 위해 스테트하이머는 황금빛 자유의 여신상을 전면에 내세워 낙관적인 필치로 뉴욕을 그렸다. 그녀의 낙관대로 전쟁이 끝난 후 모든 것이 폭발적으로 살아나던 재즈 시대 맨해튼은 금융, 상업, 문화 자본이 모이면서 장엄한 랜드마크가 하나둘 생겨났고 그때 올라간 건물들이 현재 뉴욕의 낭만적인 풍경을 담당하고 있다. 그 시기 탄생한 아르데코 양식 건축물의 정점, 크라이슬러 빌딩이 스테트하이머의 <Family Portrait, II>(1933)에서 관능적인 스틸 첨탑을 빛내고 있다.

Chief Editor 안동선
<Harper's Bazaar> Korea 피처 디렉터 출신으로 현재 프리랜서 에디터로 활동하며 출판과 전시를 기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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