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오한 목적이나 의도없이
때로는 산책자의 여유로운 호흡으로
때로는 어떤 대상을 향해 빠져들 때의 역동적인 리듬으로 쓰여진 다채로운 아티클,
소셜 클럽은 히스토리·아트·패션·라이프스타일 등 예술적 상상력에 기반한 모든 것을 탐구하는 지적 유희를 즐길 수 있게 해줍니다.
With no profound purpose or intention,
at times with a leisurely breath of a stroller
and at others with a dynamic rhythm that immerses you
in specific topics of a wide array of articles,
the Social Club relishes intellectual pleasure,
exploring anything and everything founded on artistic imagination
whether historical, art, fashion, or lifestyle.
Anna Atkins. Carix(America). Ca 1850, Cyanotypes @George Eastman House Collections
식물의 아름다움을
예술화한 개척자
안나 앳킨스
Anna Atkins 1799~1871
#Inspiration
식물학자로서 수집한 갖가지 식물을
당시 막 개발된 시아노타입이라는 기법으로 기록해
사진 역사에 족적을 남긴 최초의 여성 사진가, 안나 앳킨스
<Photographs of British Algae: Cyanotype Impressions> 1843–53, Cyanotypes @metmuseum
Portrait from 1861
식물학자이자 최초의 여성 사진가인 안나 앳킨스. 1799년 영국에서 태어난 앳킨스는 이듬해 어머니를 여의고, 화학자이자 동물학자였던 아버지 존 조지 칠드런에게 당시 여성들은 접하기 어려웠던 과학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특히 식물학에 관심을 가진 그녀는 갖가지 식물을 말려 보관하였고 이는 이후 그녀의 연구에 중요한 소재가 되었다.
Spiraea aruncus (Tyrol), 1851–54, Cyanotypes
Cystoseira granulata
Ca. 1853, Cyanotypes
Halydrys siliquosa
Ca. 1853, Cyanotypes
Ceramium rubrum
Ectocarpus Landsburghii
Ca. 1853, Cyanotypes
Polysiphonia elongata
Rivularia nitida
Ca. 1853, Cyanotypes
앳킨스는 아버지의 친구이자 사진의 선구자였던 윌리엄 헨리 폭스 탤벗에게 사진의 원리에 대해 배웠고, 탤벗의 지인이었던 존 허셸 경이 1842년 ‘시아노타입(Cyanotype)’이라는 사진 기법을 발명하자 이를 자신의 연구에 활용한다. 시아노타입은 특정 화학 물질을 바른 종이에 물체를 올려놓고 햇빛에 노출시킨 뒤 남는 형상을 얻는 방법으로, 당시 큰 위험성을 갖고 있던 여러 사진 기술과 달리 비교적 안전했으며 푸른빛이 나는 것이 특징이었다. 앳킨스는 선구적이고도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이를 식물 기록에 활용했다.
Appendix
Installation view of “Blue Prints: The Pioneering Photographs of Anna Atkins”
(October 19, 2018~February 17, 2019) at the New York Public Library.
COURTESY THE NEW YORK PUBLIC LIBRARY
Ptilota plumosa, Ca. 1853, Cyanotype
All Photographs from @metmuseum
1843년 앳킨스는 해조류를 시아노타입으로 담아낸 기록 사진을 모아 <Photographs of British Algae: Cyanotype Impressions>를 발간했다. 예술적 표현이 주된 목표가 아닌 학술적인 책이었지만 ‘flowers of the sea’의 시각적 매력을 섬세하게 다룬 이 책은 앳킨스가 각 해조류의 라틴어 학명을 직접 쓴 필체와 우아한 레이아웃이 어우러져 매우 아름다운 서적으로 완성되었고 사진 역사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이후 앳킨스는 1853년까지 영국 조류에 대한 책을 총 3권 제작하였는데 현재는 단 17개의 사본만이 존재한다.
그녀의 작품은 2004년 경매에서 22만 9250파운드(한화 3억9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앳킨스가 50~60대에 식물학 책뿐 아니라 <Perils of Fashion> <Murder Will Out: A Story of Real Life> 등 다섯 권의 소설도 출간했다는 것이다. 자연을 집요하게 관찰하고 있는 그대로 기록하던 과학자는 다양한 분야의 소재를 가지고 픽션의 세계 또한 구축했다. 온 생애를 왕성한 호기심과 집요한 탐구심 그리고 창작열에 휩싸여 살았던 한 진취적인 지식인이자 예술가는 그동안 모아온 식물학 자료를 대영박물관에 기증하고 1871년 7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Chief Editor 안동선
<Harper's Bazaar> Korea 피처 디렉터 출신으로 현재 프리랜서 에디터로 활동하며 출판과 전시를 기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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