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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re Dame du Haut, Ronchamp, France, 1954. Photo: Oleg Mitiukhin/Alamy

인간의 행복을
추구한 모더니스트

르 코르뷔지에

Le Corbusier 1887~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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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piration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에서의 일상,
그 모습과 생활방식을 디자인한
현대건축 거장의 장엄하고도 소박한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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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Corbusier

1965년 여름, 르 코르뷔지에는 창 너머로 지중해가 펼쳐지는 통나무집에서 나와 바다로 향했다. 그는 8년 전 암으로 유명을 달리한 아내와 이곳을 ‘작은 궁전’이라 부르며 여생의 거처로 삼아왔다. 자신이 설계한 수도원의 수도사 방과 동일한 크기인 4평짜리 집. 코르뷔지에는 이 면적을 “인생의 본질을 만날 수 있는 크기”라고 말했다. 78세의 코르뷔지에에게 의사는 해수욕을 금했지만, 그는 사랑하는 지중해에서 수영을 즐기다 생을 마감했다. 그리고 코트다쥐르의 아름다운 해변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 직접 디자인한 소박한 묘지에 아내와 나란히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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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Corbusier & Yvonne Gallis. Image © The Foundation Le Corbusier / FLC ADG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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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Corbusier in the workshop 35 rue de Sèvres in Paris

자신을 ‘지중해 사람’이라고 여겼던 코르뷔지에는 스위스 산악지역에서 태어났다. 시계 만드는 일에 종사하는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샤를 에두아르 잔느레(코르뷔지에의 본명)는 어릴 적부터 그림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자연스럽게 시계 장인이 되는 것을 꿈꿨으나 건축가의 길을 지속적으로 제안한 스승 덕분에 20세 무렵에 파리의 건축사무소에 취직한다. 프랑스와 스위스를 오가며 설계와 강의 등을 하기도 했으나 코르뷔지에의 20대는 훗날 자신의 건축관을 정립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게 될 여행으로 채워졌다. 프라하, 빈, 이스탄불, 아테네, 폼페이 등을 여행하며 도시건축을 연구하고 글로 남긴 것. 특히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언덕 위에 올라 파르테논 신전을 스케치하며 순간을 영원으로 승화시키는 건축을 자신의 이상향으로 삼게 된다. “건축은 빛 속에 빚는 볼륨의 장엄한 유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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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Corbusier Portra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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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Corbusier (L) and Jeanneret in a paddle boat, designed by the latter, on Sukhna l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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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Corbusier, Maison Domino, 1914. via Wikimedia Commons

그리고 서른 살에 파리로 완전히 이주하며 스위스의 이름 없는 건축가였던 외할아버지의 이름을 살짝 바꿔 르 코르뷔지에라는 필명으로 <에스프리 누보(Esprit Nouveau)>를 창간하고 본격적으로 새로운 건축 개념을 구상하고 실행한다. 코르뷔지에는 생전에 수십 권의 책을 출간할 만큼 방대한 분량의 글을 남겼는데, 젊은 날의 여행 기록을 모은 <르 코르뷔지에의 동방여행>, 잡지에 실린 글을 모은 <건축을 향하여> 등은 오늘날 건축도들에게 필독서로 통한다.

1922년 코르뷔지에는 사촌 피에르 잔느레와 함께 건축사무소를 열었다. 두 사람의 동업은 1940년까지 계속되었고 1930년부터 10년 동안은 샤를로트 페리앙도 함께한다. 코르뷔지에는 옛날의 건축을 리바이벌하는 대신 변화한 생활상에 맞게 기능적이고 효율적인 공간을 설계해 더 많은 이들에게 행복의 터전이 될 공간을 마련해 주고 싶어 했다. 슬라브 네 개와 기둥 여섯 개 그리고 계단으로 단순하게 구성된 구조인 돔이노 시스템을 제안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대건축의 5원칙’을 창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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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lla Savoye, Poissy, France(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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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lla Savoye Staircase and Ramp at First 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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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lla Savoye Staircase and Ramp at First Level

철근 콘크리트 기둥인 필로티로 무게를 지탱하고 건축 구조의 대부분을 땅에서 들어 올려 지표면(1층)을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하는 방식, 회화의 화면처럼 자유롭게 꾸미는 파사드, 옥상정원 등의 원칙을 가장 적절하게 적용한 주택으로는 빌라 사보아가 있다. 근대건축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빌라 사보아는 여전히 벽돌이나 돌로 쌓아서 집을 짓던 1928년에는 놀랍도록 혁명적인 건축물이었다. 이 시기 코르뷔지에는 ‘집은 살기 위한 기계’라는 유명한 아포리즘이 일관되게 나타나는 많은 개인 주택을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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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te d’Habitation, Marseille, France(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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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te d’Habitation, Marseille, France(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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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banon, on the Côte d'Azur in France

코르뷔지에는 단지 건물을 짓는 것에서 나아가 도시를 기획하고 싶어 했다. 모더니스트로서 일상을 과학적 방법으로 분류한 마스터 플랜을 바탕으로 전 세계 마흔두 개 도시의 계획안을 설계했지만 대부분 설계안에 머문다. 예외의 사례 중 하나가 1945년 프랑스 임시정부의 의뢰로 마르세유에 현대식 아파트의 모태인 ‘유니테 다비타시옹’을 설계한 것이다. 1951년에는 피에르 잔느레와 함께 인도 펀자브주의 찬디가르시를 행정 주도로 탈바꿈시키는 데 건축 고문으로 활약을 펼쳤다. 이에 국회의사당, 고등법원 등을 직접 디자인하며 완숙한 건축적 역량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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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digarh Capitol Complex, Chandigarh, India(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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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re Dame du Haut, Ronchamp, France, 1954. Photo: Oleg Mitiukhin/Ala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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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CORBUSIER conceptsketch

1950년 중후반에 코르뷔지에는 새로운 건축 미학을 펼쳐 보인다. 합리주의 건축의 대표주자로 직선과 기계의 미학을 중시해온 기존 스타일과 정반대되는, 원시적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곡선으로 이뤄진 롱샹 교회가 대표적이다.

더불어 초월적인 세계로 향하는 시적인 공간인 라 투레트 수도원이 이어진다. 콘크리트를 가장 중요한 재료로 천명했던 현대건축의 아버지, 자동차를 무척 사랑해 10대가 넘는 차를 소유하기도 했던 기계문명의 수호자, 인간의 이성과 합리를 믿었던 모더니스트. 르 코르뷔지에는 기계가 제공한 대량살상무기에 의해서, 또 합리적인 줄 알았던 인간의 어리석은 이기심에 의해서 얼마나 많은 희생이 치러지는지 두 번의 전쟁을 통해 목도하고 생의 마지막에 전혀 다른 건축 세계를 펼쳐 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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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e Marie de La Tourette © Le Corbusier Arch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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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ing into the Punjab Legislative Assembly Chamber is breathtaking – the colour scheme of acid yellows and green, with a domed ceiling banded in red and covered in strikingly 1950s modernist vast pebble-shaped panels, is like nothing you’ve seen bef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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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andas at the corners of the house are camouflaged with brick screens to ensure privacy as well as protection of the interiors from the scorching summer sun. Here with a Committee Armchair originally designed for the High Cou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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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is baigneuses, 1935. Image © The Foundation Le Corbusier / FLC ADGAP

Chief Editor 안동선
<Harper's Bazaar> Korea 피처 디렉터 출신으로 현재 프리랜서 에디터로 활동하며 출판과 전시를 기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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